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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코스타 세레나 크루즈 대만 기항지 후기 | 기륭에서 만난 대만의 진짜 일상

by kdj10037 2026. 7. 4.

크루즈 여행의 두 번째 기항지는 대만 기륭(基隆, Keelung)이었습니다.
이번 일정은 오전 8시경 입항하여 오후 4시 30분까지 승선을 완료해야 하는 약 7~8시간의 자유여행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너무 짧은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하루를 보내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유명 관광지를 모두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대만 사람들의 일상과 도시 분위기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음식은 가지고 내릴 수 없습니다

 

기륭항에 도착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음식물 반입 금지 안내문이었습니다.
과일이나 육류는 물론, 크루즈에서 가져온 음식도 반출이 금지된다는 안내가 곳곳에 붙어 있었습니다.
아마 크루즈 승객들이 배에서 제공되는 음식을 들고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 생수나 커피 같은 음료는 가지고 내릴 수 있었지만, 음식은 반출이 불가능하니 미리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항구 기념품점도 괜찮은 선택

 


입국장을 지나면 바로 대만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있습니다.
누가크래커, 펑리수, 차 등 유명한 기념품을 대부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시내 마트나 기념품점이 조금 더 저렴하긴 합니다.
하지만 기항지 자유여행은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갑니다.
관광을 하다 보면 쇼핑할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에 급하게 기념품을 사야 하는 상황이라면 항구 내 기념품점을 이용하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격 차이도 아주 큰 편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기륭역과 시티버스, 자유여행하기 좋은 도시

 


항구를 나오면 바로 기륭역이 보입니다.
역 규모도 꽤 크고, 시내버스도 다양하게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처음 방문하는 분이라면 시티버스 투어를 미리 예약해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기에는 꽤 효율적인 이동수단으로 보였습니다.


운 좋게 만난 대만의 큰 축제


제가 기륭을 방문한 날짜는 2026년 5월 30일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시내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평소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도로마다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고, 폭죽 소리가 계속 울려 퍼졌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날은 바다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마조(媽祖, Mazu)를 모시는 '마조 순행(媽祖遶境)' 행사가 열리는 기간이었습니다. 마조는 대만에서 가장 널리 신앙되는 여신으로, 특히 항구 도시인 기륭에서는 어업과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는 중요한 신앙의 대상입니다.
행렬은 여러 사원을 차례로 방문하며 복을 나누는 의식을 진행했고, 사원 앞에서는 폭죽이 쉴 새 없이 터졌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는 모습이 오히려 여행자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기륭역 광장에서는 전통춤 경연대회도 열리고 있었는데, 참가팀들이 차례로 공연을 펼치고 심사를 받는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여행을 계획해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기억에 남았습니다.

 
 


뎬지궁에서 느낀 대만 사람들의 신앙

 


행사 행렬을 따라 걷다 보니 뎬지궁(奠濟宮)이라는 도교 사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상당히 컸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현지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관광객보다 기도를 드리러 온 사람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향을 피우고, 두 손을 모아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대만은 불교와 도교가 함께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은 나라라고 하는데, 실제로 와보니 종교라기보다는 일상의 문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이곳에서 마음을 위로받고, 가족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으로 사원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가족도 현지 사람들처럼 잠시 두 손을 모으고 각자의 소원을 조용히 빌었습니다.


대만 야시장을 맛보고 싶다면 먀오커우 야시장


사원 바로 옆에는 지룽 먀오커우 야시장(基隆廟口夜市)이 있습니다.
이곳은 기륭을 대표하는 야시장으로, 낮에도 많은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배가 출출하거나 대만 길거리 음식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장소입니다.
예전부터 대만은 집보다 밖에서 식사하는 문화가 발달한 나라라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야시장에 가보니 음식 종류도 정말 다양했고,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왜 대만 사람들이 외식을 자연스럽게 즐기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기륭타워 대신 중정공원으로


야시장을 둘러본 뒤에는 기륭 문화센터에서 역사 전시도 잠시 관람했습니다.
원래는 근처 기륭타워에도 올라갈 계획이었는데, 아쉽게도 제가 방문한 날은 보수 공사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조금 아쉬웠지만 바로 계획을 변경해 중정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중정공원은 택시를 추천합니다


중정공원은 지도상으로 보면 가까워 보입니다.
하지만 직접 가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공원이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오르막길이 상당히 가파릅니다.
특히 여름철이나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는 경우에는 도보 이동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저희는 우버(Uber)를 이용해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훨씬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분들이나 무더운 날씨에 방문한다면 택시 이용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중정공원에서는 거대한 석가모니 불상과 기륭 시내를 내려다보는 전망을 감상했고, 커다란 종도 직접 쳐보며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로컬 식당에서 먹은 우육면


크루즈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식사는 대만 우육면으로 정했습니다.
찾아간 곳은 Haoke Bao Beef Noodle Restaurant.
관광객보다 현지인들만 가득한 식당이었습니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메뉴도 없어서 번역기를 이용해 주문해야 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진짜 현지 사람들이 찾는 식당을 발견했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방문 팁
이 식당은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방문하실 분들은 반드시 현금을 준비해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우육면과 내장탕, 만두까지 주문해 세 사람이 함께 식사를 했는데, 무엇보다 부모님이 정말 맛있게 드셨습니다.
특히 평소 새로운 음식에 조심스러운 편이셨는데, 우육면 국물까지 남김없이 드시는 모습을 보니 괜히 저까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마트에서 만난 익숙한 얼굴


식사를 마친 뒤에는 근처 마트에서 기념품을 구입했습니다.
음료 코너를 구경하다가 문득 웃음이 났습니다.
한국에서 자주 마시던 하늘보리가 대만 마트 한쪽에 진열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식품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해외 마트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펑리수 대신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누가크래커를 다시 구입했고, 항구로 돌아가는 길에는 납작복숭아까지 하나 사 먹으며 대만의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즐겼습니다.

 


기항지 여행은 짧아도 충분했다


많은 사람들이 크루즈 여행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습니다.
"기항지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지 않아?"
저도 출발 전에는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다녀와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유명 관광지만 체크하듯 돌아다니려 한다면 분명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사람들이 걷는 골목을 함께 걷고, 로컬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우연히 마주친 축제를 구경하는 여행이라면 7~8시간이라는 시간도 충분히 그 나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히려 짧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여행하게 되고, 그 도시의 첫인상을 더 선명하게 기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륭 여행은 '관광지를 많이 본 여행'이라기보다 대만이라는 나라의 정서와 일상을 잠시 살아본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크루즈 여행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